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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은 2023년 11월 29일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신작으로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등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을 엄마, 선생님, 학생 3명의 시점으로 다양하게 보여주면서 사실과 거짓, 정의와 혐오, 인간과 괴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 줄거리 : 세 개의 시선

    첫 번째는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 두 번째는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담임 선생님인 호리(나가야마 에이타), 세 번째는 미나토와 요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각각의 시선에서는 서로 다른 사실과 감정이 드러나면서, 관객은 진실이 무엇인지, 괴물은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 사오리 시점 : 아들 미나토와 함께 살고 있는 싱글맘인 사오리는 어느 날 미나토가 돼지 뇌를 이식한 사람은 사람인가 돼지인가라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사오리는 미나토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의심해서 학교에 찾아가 진상을 규명하려 하지만 학교의 반응은 냉담하고 위선적이다. 미나토를 폭행한 호리 선생은 반성의 태도가 없고, 교장은 기계적인 매뉴얼만 입으로 반복하고 있다. 사오리는 미나토가 호리 선생에게 학대당했다고 생각하고, 호리 선생을 파직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사오리의 시선에서는 미나토의 거짓말과 자신의 편견이 숨겨져 있다. 사오리는 미나토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믿으며, 호리 선생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 호리의 시점: 미나토의 담임 선생님으로,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호리는 미나토와 요리가 서로 갈등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고, 둘의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 하지만 미나토는 요리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하자 호리는 미나토의 거짓말로 인해 폭력교사로 몰리게 되고, 학교 고위층의 권유에 따라 호리는 사오리에게 사과한다. 그러나 호리의 시선에서는 미나토와 요리에 대한 선생으로서의 감정이 숨겨져 있다. 호리는 아이들이 저렇게 표현을 하지만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고, 아이들을 저렇게 만든 호리 자신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 미나토와 요리의 시점: 미나토와 요리는 같은 반 친구로,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미나토는 요리가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알고 그를 도와주려 하고, 요리는 미나토가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것을 알고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 둘은 걸스바에서 화재가 난 것을 목격하고, 그 이후로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나토는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깨닫고, 요리에게 가지만, 요리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둘은 폐전차로 향하고, 무(無)로 돌아가는 빅크런치를 맞이한다. 미나토와 요리의 시선에서는 사회의 혐오와 폭력이 숨겨져 있다. 미나토와 요리는 자신들을 괴물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2. 영화의 마지막 15분

    '괴물’의 마지막 15분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15분은 세 명의 주인공, 사오리, 미나토, 요리의 시점으로 같은 사건을 반복하면서 각자의 사실과 감정, 그리고 오해와 거짓말이 어떻게 다른 인식과 갈등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영화의 제목인 '괴물’은 이들이 자신이나 타인을 괴물로 여기는 상황을 의미하지만 영화는 결국 그 누구도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15분은 태풍이 몰아치는 밤, 미나토와 요리가 폐전차로 도망간 후부터 시작된다. 미나토와 요리는 서로에게 진심을 털어놓고, 자신들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는데 미나토는 요리에게 자신이 호리 선생님을 폭력으로 지목한 것이 거짓말이라고 말하고, 요리는 자신이 걸스바 화재를 일으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둘은 자신들이 괴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무(無)로 돌아가는 빅크런치를 맞이하고 싶다고 말한다. 빅크런치란 우주가 팽창하다가 다시 수축하는 현상으로, 미나토와 요리는 이것을 자신들의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본다.

    이때, 사오리와 호리가 미나토와 요리를 찾아 폐전차까지 간다. 사오리는 미나토가 학교폭력의 가해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호리는 미나토가 자신을 거짓말로 지목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른인 자신들의 오해와 잘못을 깨닫고, 미나토와 요리에게 사과하려 하지만 미나토와 요리는 이미 폐전차 안에서 결정을 내린 후, 지하수로로 빠져나간다. 사오리와 호리는 미나토와 요리의 목소리만 듣고,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영화는 이렇게 끝나는데, 이는 감독의 의도적인 결말로 미나토와 요리의 운명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고,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미나토와 요리가 살아남았는지, 아니면 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그들이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행복하게 웃고 있다는 것이다. 감독은 이렇게 미나토와 요리를 괴물이 아닌,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간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감독은 또한 사오리와 호리의 반응도 중요하게 다룬다. 사오리와 호리는 아이들을 찾아가면서, 자신들이 어떻게 그들을 괴물로 만들었는지를 깨닫고 반성한다. 사오리는 미나토의 거짓말과 행동을 이해하고, 호리는 미나토의 고민과 감정을 알게 되어 미나토와 요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하고, 그들을 지지하고자 한다. 이는 미나토와 요리가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들을 인간으로 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감독은 이렇게 사오리와 호리를 괴물이 아닌, 배려하고 성장하는 인간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결론적으로, 영화 '괴물’의 마지막 15분은 감독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괴물은 누구인가, 어떻게 괴물이 되는가, 괴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그의 답은 '괴물은 없다, 괴물은 상황과 인식에 따라 만들어진다, 괴물을 인간으로 대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라'는 것이다. 감독은 이렇게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그리고자 한 건 아닐까?

     

    3. 영화감독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의 특징

    음악 감독은 故 사카모토 류이치이며 이 영화는 그의 유작이 되었다. 영화의 음악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오리지널 스코어 두 편을 포함해 그의 새 앨범 '12’에 수록된 곡과 기존 곡들을 사용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이외에도 “레버넌트”, “마지막 황제”, “애프터 양” 등 유명한 영화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의 음악은 전자음악과 클래식,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영화의 분위기와 주제에 맞게 잘 조화되고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강렬하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화의 음악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첫째, 음악은 영화의 시점과 분위기에 따라 변화한다. 세 명의 주인공의 시점으로 같은 사건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 이때 음악도 각각 다른 톤과 색깔을 띤다. 예를 들어 사오리의 시점에서는 피아노와 현악기를 주로 사용하면서 불안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고, 호리의 시점에서는 전자음악과 드럼을 사용하며 차갑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마지막 미나토의 시점에서는 기타와 플루트로 순수하면서도 비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음악은 각 시점의 주인공의 감정과 성격을 잘 반영하면서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조화를 이룬다.
    • 둘째, 음악은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를 강조한다. 영화의 주제는 '괴물은 누구인가, 어떻게 괴물이 되는가, 괴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음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거나, 관객에게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영화의 마지막 15분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에서 영화는 태풍이 몰아치는 밤, 미나토와 요리가 폐전차로 도망간 후부터 시작된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Life, Life’는 폐전차에서 미나토와 요리는 고민을 털어놓고 자신들의 정체성과 삶에 대해 고민하고 위로와 격려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이 곡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죽기 전에 쓴 마지막 곡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철학과 감정을 담고 있고 두 아이들의 운명과 감정을 잘 표현하면서도 그들이 괴물이 아니라 순수하고 아름다운 인간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를 잘 전달한다.
    • 셋째, 음악은 영화의 감동과 긴장감을 높입니다. 영화는 감정적인 장면과 스릴러적인 장면이 번갈아 나오는데, 음악은 이러한 장면들을 더욱 강렬하고 깊게 만든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Async’는 영화의 중반에는 미나토가 자신의 삶에 절망하고, 괴물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달리는 차량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이 곡은 전자음악과 현악기, 피아노 등이 혼합된 복잡하고 다채로운 곡으로, 미나토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상황을 잘 표현하고 미나토가 뛰어내리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흘러나오면서, 관객에게 긴장감과 충격감을 준다.

    결론적으로, 영화 '괴물’의 음악은 영화의 시점과 분위기, 주제와 메시지, 감동과 긴장감에 따라 변화하면서, 영화의 완성도와 품격을 높인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은 영화의 내용과 잘 어울리면서도, 그 자체로도 독특하고 아름답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음악을 통해 영화의 이야기와 감정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4. 총평

    이 영화는 한 사건을 세 명의 인물의 시선으로 다르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이란 다면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시선과 판단이 얼마나 편견과 오만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사실이 정답이라고 믿으며, 다른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어버린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에서는 그 누구도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우리에게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영화는 같은 사건을 세 명의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사실과 거짓, 정의와 혐오, 인간과 괴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각 인물의 시점에서는 자신의 사실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시점에서는 그것이 거짓이나 오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오만을 저지르고, 얼마나 많은 괴물들을 만들어내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감정적으로도 충격적이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정폭력, 학교폭력, 성소수자, 한부모가정 등) 다양한 소재들이 영화에 등장하지만, 영화는 그것들을 사건 중심이 아니라 인물 중심으로 서술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는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인물들의 심리와 감정에 공감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로 완성되었다. 특히 미나토와 요리를 연기한 쿠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인 배우인데,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다. 나의 기준으로 영화 '괴물'은 올해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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