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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해외 직구' 혼란 대통령실도 사과‥"대통령은 보고받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통해 20일 KC(국내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구(직접구매) 금지 추진을 사흘만에 철회한 것과 관련해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대통령실은 참여하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최근 해외직구 관련 정부 대책 발표로 국민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점 먼저 사과드린다"
"이번 80개 제품군의 해외직구의 경우 KC인증을 받도록 한다는 이번 대책은 해외 직구의 급증에 따라 제기된 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정부 정책 대응에 크게 두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
"우선 80개 제품군 KC인증과 관련해 국민안전을 위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는 국민에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송구하다"
“윤 대통령은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의견 수렴 강화, 정책 설명 강화,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시스템 재점검 등을 지시했다"
"또 정책을 발표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실제 계획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
2024.05.16 '해외직구 원천차단' 정부발표
다음 달부터 KC 인증이 없는 어린이 제품과 생활용품은 물론, 신고·승인을 받지 않은 생활화학제품은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원천 금지된다.
또 해외 플랫폼의 국내 대리인 지정이 의무화되고, 소비자24에 해외직구 관련 정보를 통합하는 등 소비자 피해 예방과 구제 활동을 강화한다.
정부는 16일 이같은 내용의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 국민 안전을 해치는 해외직구 제품은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위해제품 관리 강화 및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항들은 연내 신속히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법률 개정 전까지는 관세법에 근거한 위해제품 반입 차단을 실시하는데, 관련 방안은 관세청과 소관부처 준비를 거쳐 오는 6월 중 시행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직구가 급증함에 따라 위해제품 반입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국무조정실 주관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한 바, 이번에
▲소비자 안전 확보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구제 강화
▲기업 경쟁력 제고
▲면세 및 통관 시스템 개편 등 분야별 대책을 마련했다.
‘KC 상호인증’ 캐나다뿐… “변화 못 따른 갈라파고스 규제”
정부가 유모차, 완구, 전자기기 등 80개 품목에 국가통합인증마크(KC)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는 방안을 내놨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가운데 ‘KC인증’ 제도의 효율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C인증이 사실상 세계 주요국과 상호 인증이 되지 않아 국제적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갈라파고스화(化)’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KC인증은 안전·보건·환경·품질 등과 관련한 13개 부처 법정 강제 인증 마크를 2009년부터 하나로 통합한 국가통합인증마크다.
또한 정부는 이번에 KC미인증 규제 방안에 대해 ‘안전성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KC인증이 오히려 소비자 권리 침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오늘날 미국(UL), 일본(PSE), 유럽연합(CE)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각자의 인증에 대한 상호인정협정(MRA) 2단계를 체결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의 품질 인증을 서로 인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일본에서 품질 인증을 받은 제품을 미국에서 유통해도 따로 미국서 품질 인증을 받지 않아도 되는 식이다.
하지만 KC인증은 캐나다를 제외한 세계 어느 나라와도 MRA 2단계를 체결하지 않았다.
캐나다의 경우에도 2017년에 한국과 MRA 2단계를 체결했지만, 캐나다는 이미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과의 상호 인증이 잘 되어 있어 자체 인증(IC)을 획득한 제품이 아직 없기에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KC인증은 변화에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로 거론된다.
세상과 단절되어 독특한 동식물 구성을 이룬 갈라파고스 제도처럼 특정 지역에만 있는 규제라는 뜻이다.
특히 KC인증이 의무화된다면 해외 판매자들은 저렴한 생활용품을 판매할 때도 동일한 품목에 건당 약 4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판매단가가 작은 전자기기나 완구를 한국에서 팔려는 해외 판매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을 들여 KC인증을 따로 받느니 수출을 포기할 가능성이 커지거나, 설사 수백만원 비용을 들여 KC인증을 받으면 인증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고스란히 판매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즉 이는 물가상승 압박으로 작용해 소비자에게 고통이 전가되는 구조다.
가뜩이나 물가상승으로 소비자의 고통이 커지는 상황에서 KC미인증 규제는 인증기관과 내수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유통사만을 위한 ‘칸막이’ 규제라는 비판도 있다.
“먹거리부터 아이 장난감까지 모두 가격이 올라 가계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싸게 구할 수 있는 해외 직구까지 막으니 화를 참을 수 없다”
“비효율적인 국내 유통구조나 인증제도를 개선하는 게 먼저인데 해외 직구를 때리는 건 말이 안된다”
KC인증이 국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나?
그렇다고 KC인증을 통과한 제품들을 모두 믿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영국의 레킨벤키저로부터 촉발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대표적인 경우로 당시의 가습기 살균제는 모두 KC인증을 받은 제품들이었다.
해외직구 원천 금지에 대한 여러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치더니 퇴행적 쇄국정책으로 21세기 흥선대원군이라도 되려는 격
의대 증원 논란에 이어 해외 직구 금지에 이르기까지, 설익은 정책을 마구잡이로 던지는 ‘정책 돌직구’는 국민 불편과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이미 해외 직구는 국민의 소비 양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 안전한 상품과 합리적 구매를 요구했더니 시장 자체를 빼앗은 꼴이다.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여론부터 수렴해서 자유시장 경제와 소비자들의 요구를 역행하는 해외 직구 금지 졸속 방침을 전면 폐기하고 원점부터 살펴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개인 해외직구 시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품의 안전을 꼼꼼히 챙기는 건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나, 5·16 발표처럼 개인의 해외직구시 KC인증을 의무화할 경우 적용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다.
유승민 전 의원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 일방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으로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
값싼 제품을 해외직구 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면 고물가 시대에 해외직구 금지는 소비자 피해를 가중시킬 것이고, ‘선택할 자유’가 줄어들면 시장경제의 장점도 줄어든다.
안전 규제는 필요하지만, 포괄적·사전적 해외직구 규제보다는 안전 테스트를 강화해서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직구든 정식 수입이든 유통을 금지하고 제조사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앞으로 정부 부처는 각종 민생 정책, 특히 국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당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해 줄 것을 촉구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임을 분명히 해야한다.
유력한 당 대표 후보 나경원 당선자
취지는 공감하지만,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차근히 준비해 국민의 안전을 제고하면서, 소비 선택의 자유도 보장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최근 정부의 KC 미인증 제품의 해외 직구 금지정책을 비판한 여당 중진들을 겨냥해 "모든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고 정부와 여당은 늘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며 결이 다른 의견을 냈다.
'발표 → 철회 → 사과'의 반복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놨다 철회하고 사과하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이번 KC인증(국내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해외직구를 금지한다는 조치를 사흘만에 철회한 데 대해 사과했다.
앞서 최대 근로시간 확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조정 사례에서 보듯 정책 발표를 하고 철회한 경우가 적지 않고 정책 수요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어설프게 추진한 게 역풍을 불렀다.
이런 시행착오는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떨어뜨리고 민심이반을 부른다는 점에서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정부의 소비자 안전을 위한 조치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소비자 안전을 지키면서 더불어 국내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덤핑 제품을 차단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지만 아무리 정부 의도가 좋고 소비자를 위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작동하는 현장을 도외시한 정책은 부작용이 따른다.
윤 정부의 정책 번복은 잦은 편이다.
학점개편안
윤정부 초기인 2022년 7월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6세에서 만5세로 낮추는 개편안을 내놨으나 논란이 불거지자 철회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이었던 박순애 전 장관은 취임 34일 만에 사퇴했다.
연장근로 단위 개편안
정부는 또 지난해 3월 주 최대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개편안을 확정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노동계뿐 아니라 학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커지자 기존의 주52시간제를 유연하게 탄력·운영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사실상 주 69시간제를 폐기했다.
R&D 예산
R&D 예산은 올해 4조6000억원 축소로 반발이 커지자 내년 예산에서는 역대급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하기로 해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쳥년 연령 상향
윤석열 대통령은 청년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면서 핵심 정책으로 청년 연령을 34세에서 39세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고, 토론회 전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관련 내용을 사전 브리핑까지 한 상황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각종 세제 지원과 자산축적·고용·청약·임대 등 전방위적인 정책 수혜를 받는 청년 연령을 높여 표심을 확보하려다 뒤늦게 정책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오면서 발표 당일 멈춰 세웠다.
지난 3월 5일 국조실은 출입기자단에 공지 문자를 보내 '청년 연령 상향 검토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자료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기업의 사익편취 행위에 관여한 총수 일가(특수관계인)를 원칙적으로 고발하도록 지침을 강화하려다 재계 반발로 70일 만에 거둬들였다.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역시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통과한 국책 사업을 백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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