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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다니엘 블레이크', '미안해요, 리키'로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캔 로치 감독의 신작 '나의 올드 오크(The Old Oak)가 상영되어 리뷰를 남긴다.

    정부의 외면과 무시로 젊은이들은 다 떠난 폐광촌에 남은 중년의 노동자들, 시리아 난민들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2016년 영국 북동부 마을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자들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내는 영화를 꾸준히 찍어온 캔로치 감독의 신작이다.

    '나의 올드 오크'는 나 혼자 살기도 힘든 세상에 " 괜찮아?"라고 물어보는 이웃이 왜 필요한지, 고되고 힘든 세상에 힘과 용기를 주는 영화로 아름다운 피날레 3편의 영화 중 하나이며, 노동자, 복지 사각지대 등 약자의 문제를 꾸준히 다뤄온 칸 영화제와 상당히 인연이 깊은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1. 간략 줄거리

    영국정부의 차별과 탄압으로 폐광촌 마을에서 살고있는 원주민들은 시리아 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난민들 맞이하게 된다. 자신들도 약자인데 난민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 원주민들은 저항하지만 난민들은 살아가기 위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눈앞에 있어 마을 사람들은 '올드 오크'라는 펍(PUB)에 모여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올드 오크'를 운영하는 TJ는 야라의 부숴진 카메라를 계기로 난민인 야라와 가까워지고 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데 이에 마을 주민들의 거친 표현과 행동들이 계속 이어진다. 자신들도 약자인데 또 다른 약자에게 무엇인가를 빼앗긴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체의식을 나누어 이젠 '올드 오크'에서 함께 밥을 먹고 야라의 카메라로 찍은 마을주민과 난민들의 공동체생활 사진을 전시하며 공생과 연대를 해야 함을 비로소 알게 된다.

     

    2. 상징적 소재

    1) 올드 오크 : 영국정부의 탄압으로 쫓겨난 폐광촌의 광부노조가 모였던 장소로 세월이 흘러 2016년에는 폐광촌의 사람들과 시리아 난민들이 함께 밥 먹는 공간이 된다. 기존의 광부노조에서 원주민과 난민공동체로 약자공동체가 재정립되고 나중엔 이들이 함께 밥을 먹는 공간이 된다.

    2) 야라의 카메라 : 시리아 난민이었던 야라는 아버지의 유품이자 자신의 꿈인 카메라를 들고 오는데 마을에 도착한 첫날 자신들을 배척하는 사람의 의해 카메라는 고장 나고 이를 본 TJ가 수리를 도와주면서 자신의 삼촌이 쓰던 카메라를 그녀에게 건네준다. 광부노조들의 생활과 모습을 찍던 삼촌의 카메라는 이제 원주민들과 난민들의 공동체의 생활과 모습을 찍는 카메라가 되는데 이것은 원주민과 난민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3) TJ의 반려견 마라 : 반려견 마라는 TJ 모습을 반영한다. TJ가 큰 상심에 빠져 바다에 갔다가 되돌아오는 장면과 TJ가 마라와 공 던지기 놀이를 하면서 바다에서 나오는 장면, 그리고 정부탄압을 받는 노동자인 TJ와 큰 개에게 물려 죽게 되는 마라의 모습이 약자의 모습을 동시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마라'는 광부들이 쓰는 용어로 '우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이는 '나의 올드 오크'가 말하고자 하는 공동체를 말하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TJ는 공동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4) 폐광촌 광부노조의 깃발 : 이 깃발이 만들어진 당시는 영국정부로부터 차별과 억압을 받은 광부노조의 투쟁과 저항을 대변했지만 이젠 그들과 난민들의 공동체 연대를 의미한다. '용기, 연대, 저항'이 새겨진 깃발의 대는 oak(참나무)로 만들어졌고 그들이 모였던 'old oak'가 말해주듯이 언제나 약자들은 존재하고 그들은 함께 해야 함을 암시한다.

     

    3. 명장면과 명대사

    1) 우리는 밥을 밥을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 : TJ의 삼촌이 예전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엄마가 했던 말을 야라에게 전한다. 밥은 곧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인데 욕심을 부리며 혼자 먹는 것이 아닌 함께 나눠먹어야 모두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우리 시리아 사람들이 오기 전부터 이미 힘들었어, 삶이 너무 힘들 때 우리는 다른 희생자를 찾아 : 삶이 취약한 사람들이 덜 취약해지기 위해 택하는 방법이 서로의 가슴에 칼을 꽂는 행동을 한다는 것으로 자신의 위로는 보지 않고 아래만 보며 그들을 비난하는 것을 나타낸다. 마을 경제를 도맡았던 광사 산업이 중단됐음에도 정부에는 별다른 저항 없던 그들이 원치 않은 전쟁을 피해 온 힘 약한 난민들에게 화풀이하는 모습을 보고 TJ가 난민을 힐난하는 친구에게 하는 말이다.

    3) 희망은 믿음 위에 생겨요 : 약한 자들이 서로 공생하고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믿음에서 시작됨을 알려준다. 이 말로 두 공동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90세 거장 감독 '켄 로치'가 공생과 연대를 설하는 영화로 억압과 외면을 당하는 약자들에게 사회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강자가 약자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조금 덜한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현실에 어떻게 약자들이 대처해야 하는지 '용기, 연대, 저항'이라는 폐광촌 광부노조들의 깃발이 말해준다. 이 깃발은 후에 마을 주민들과 난민들이 연대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며 이 깃발대는 oak(참나무)로 만들어졌고 연대하는 장소는 'old oak'로 매우 큰 의미를 시사하고 있다.

    몇 해 전 우리도 난민에 대한 논의가 한창일 때 인기배우 정우성씨의 난민에 대한 발언으로 시끄러웠다. 그것으로 공격받는 그 배우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고 왜 우리는 난민을 이렇게나 배척하는 것인가 고민해 보았다. 그런데 세계 인류의 역사는 난민의 역사나 다름이 없다. 전쟁과 침략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종교문제로 박해받은 사람들, 정부에 탄압받은 무리들은 언제나 난민이 될 수밖에 없다. 영국에서 박해받은 종교인이 미국으로 간 것, 가깝게는 한국전쟁에서 외국으로 피난 간 우리 민족, 지금도 우리나라로 넘어오는 북한주민들도 모두 난민인 샘이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만큼 우리도 당연히 약자를 도와야 된다는 도덕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약한 사람에게 폭력적이지는 말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를. 물론 현실적인 대책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이 영화를 보며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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