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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욱일기 아파트' 현충일에 욱일기?
현충일인 6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의 한 아파트에는 욱일기가 걸렸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오늘자 전범기 건 부산의 한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현충일날 욱일기? 진짜 선 넘었다"라며 사진 한 장도 같이 첨부했고, 사진 속에는 한 아파트 창문에 두 기의 욱일기가 창문에 붙어있는 모습이 담겼다.
같은 내용을 퍼 나른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해당 아파트가 부산 OO동에 있는 OOO타워로 추정된다는 분석도 나와 이에 누리꾼들은 "사진 속 건물과 인근 건물 모양, 뒤 편에 보이는 바다 풍경 등을 비추어 볼 때 부산에 있는 OOO타워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부산 욱일기 아파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18일에도 일장기가 게양돼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 당시 올라온 사진을 보면 이날 욱일기를 내건 집 창문과 위치가 유사하다.
해당 입주민은 지난달 중순부터 일장기를 여러 차례 내걸었다가 이날 욱일기를 달았다.
지난달부터 주변 민원과 항의전화를 수십통 받아온 주상복합건물 관리사무소는 관계기관에 문의해봤지만 이 행위를 제재할 별다른 방법이 없어 난감한 입장이다.
욱일기(전범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사용한 군기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다.
전범기는 일본 현지에서조차 “전쟁의 참혹함과 희생자의 아픔을 되살린다”는 이유로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국내에는 욱일기 사용에 대한 관련해 처벌 방법이 없어 제재는 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 욱일기 아파트' 신상 털리자 철거
6일 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결국 욱일기를 내렸다.
이 집 현관에는 욱일기 게양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투척한 오물이 있었고, 낙서도 적혀 있었다.
7일, 아파트 창문 밖에 내걸렸던 욱일기는 전날 밤늦게 철거됐고 지금은 두 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만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이 주민이 창밖으로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자 경찰과 지자체까지 나서 해당 집을 찾아가 욱일기를 내리라고 설득하려 아파트로 찾아갔다.
하지만 이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 ‘대국민 사기극은 이제 끝났다’ 는 내용의 종이만 붙어 있고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자, 누리꾼의 공분을 불러오면서 신상털기도 잇따랐다.
놀랍게도 욱일기를 내건 사람은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에다가 의사라고 전해지자 온라인에는 그의 실명과 병원명 등 신상정보가 노출됐다.
해당 주민의 현관 앞도 오물과 비난 글로 뒤덮였다. 현관에는 음식물로 추정되는 오물이 묻어있고, ‘나잇값도 못 한다’, ‘토착외구’ 등이 써진 글이 현관에 도배가 된 사진도 공개됐다.
'부산 욱일기 의사' 동명이인 의사가 피해를 받기도
이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의사로 처음에 소문이 잘못 퍼지면서 해당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의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피해 의사 측은 “공교롭게도 이름과 직업까지 같아 당사자로 오해받고 피해를 입고 있다”며 “현재 신상이 털리고 있는 의사는 욱일기를 내 건 의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저기 소문이 잘못 퍼지고 있다. 혹시 단톡방이나 커뮤니티에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정정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욱일기 의사' 왜 욱일기를 달았나?
해당 입주민은 지방자치단체와 법적 갈등을 빚는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이런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게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현재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주민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 욱일기 의사' 에 대한 처벌은?
일장기·욱일기를 내거는 행위에 대한 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요즘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일수록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들을 계기 삼아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부산 욱일기 아파트 의사' 처럼 사적 제재가 빈번한 이유
한편 인터넷에는 사적 제재로 잘못된 정보가 나돌 경우 엉뚱한 피해가 생기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적 제재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현행 사법체계를 부정·악용하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다.
이처럼 일반인 신상 털기가 잇따르는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각종 개인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검색도 비교적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중대 범죄자인 경우 신원을 보호하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다만 사적 영역에서 특정인의 신상이 낱낱이 유포될 경우 자칫 사건의 본질과 관련 없는 피해를 일을 킬 수 있고, 실제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적 제재 사이트가 계속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적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감이 한몫하고 실제 사적 제재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범법자의 죄를 물을 수 있다는 것에 통쾌함을 느끼는데 있다.
노종언 법무법인 존재 대표변호사
“결국 사적 제재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 그럼에도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는 건 국가가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사적 제재는 2차 피해나 공권력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절제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비슷한 예
비슷한 일은 지난해 세종시에서도 있었는데 바로 삼일절에 아파트에 일장기가 내걸린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일장기를 내건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으로 당시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해서 한 일이라며 YTN과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또한 특정 정당 당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출당 조치까지 진행됐다.
삼일절 일장기에 이어 이번엔 현충일 욱일기가 등장하면서 순국 선열을 기리는 마음에 상처를 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그리고, 욱일기는 일본이 1870년 육군, 1899년 해군 깃발로 감았다. 욱일기를 앞세워 일본은 러·일 전쟁, 1910년 대한제국 병탄, 1931년 만주사변, 1937년 중·일전쟁, 1941년 태평양전쟁 등을 일으켰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자 '전범기'다.
의사라면 이정도는 상식아닌가?
'부산 욱일기 아파트 의사' 사과
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건 부산 아파트 주민이 사과문을 냈다.
7일 해당 주민은 기자들에게 ‘사과문’을 배포하고 “욱일기를 게양한 제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해 더욱 큰 충격을 받으신 보훈가족 여러분과 아파트 입주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단, 친일 목적으로 욱일기를 걸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언론사 인터뷰 등에서 2007년부터 부산 수영구와 이어오고 있는 갈등을 공론화하려고 이런 행동을 벌였다고 했으며, “수영구 건설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법규-X’ 단체를 만들고 ‘국가재산 훔치는 자들, 부제: 우리는 왜 욱일기를 들었나' 라는 주제의 전자책을 만들기도 했다.
사과문에서 그는 “욱일기를 게양하기 전, 책의 서문에 ‘사기꾼과 탐관오리들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사기를 치고 있으니, 욱일기를 휘둘러서라도 그들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고 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사건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현충일에 욱일기를 게양한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었다”고 했다.
또 광복회 부산 사무국장에 연락해 사과하고 용서를 받았다면서 “가능한 많은 분께 찾아뵙고 사과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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