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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영화 정보
- 제목 : 가여운 것들(영국)
- 개봉 : 2024년
- 감독 : 요르고스 란티모스
- 출연 : 엠마 스톤, 마크 러팔로, 윌렘 데포, 라미 유세프
- 장르 : 드라마, 코미디
- 상영시간 : 141분
- 관람가 : 18세 이상
2. 영화줄거리
'가여운 것들'은 벨라라는 순수하지만 기괴한 인물을 그렸다.
벨라 백스트에겐 숨겨진 비밀이 있다. 윌름 데포가 연기하는 천재 외과의 갓윈 백스터의 의해 만들어진 생명체라는 것이다.
평소 백스터는 시체들의 부위를 조합하거나 동물들을 결합해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 왔다, 어느 날 목숨을 던진 한 엄마의 시체를 얻게 되고 그녀는 임신을 하고 있던 상태였다. 백스터는 죽음을 선택한 엄마를 존중하면서도 아이를 살릴 방법을 떠올리게 된다. 아이의 뇌를 엄마의 몸에 이식해 주는 것이다. 신인류의 탄생 결과물인 벨라는 몸은 성숙하지만 아이의 뇌를 가진 매혹적인 존재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터의 조수로 취직한 맥스 맥 캔들스는 성숙한 몸에 순수한 아이의 정신을 가진 벨라를 보곤 자신도 모르게 벨라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자연스럽게 갓윈이라 부르며 벨라와 묘한 관계를 형성한 백스터를 견제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천재 외과의 백스터는 자신이 품은 건 부성에 더 가깝다며 선을 긋는다.
결국 벨라와 결혼하기로 한 맥스, 그때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이 등장한다. 그는 성에 호기심이 생긴 벨라의 마음을 흔들어 놓더니 급기야 벨라와 함께 떠나 버린다.
그렇게 죽어야 했지만 백스터의 의해 탄생한 생명체이자 어른의 몸이지만 아직은 미성숙한 벨라는 기나긴 여행을 시작한다.
3. 관람포인트
3.1. 배우와 캐릭터
- 윌렘 데포 : 우리에게 영원한 그린 고블린인 그가 백스터를 연기한다. 윌렘 데포가 표현하는 얼굴에 각진 윤곽과 그림자가 드리워진 주름의 깊이가 백스터를 더욱 잘 나타낸다. 백스터는 천재적인 외과의로 신체를 분리하고 붙이는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든다. 벨라가 그를 '갓윈'이라 부르고 얼굴의 왼쪽 부분에 그어진 선이 십자가처럼 보이기 때문에 창조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는 또 다른 '벨라'이다. 백스터는 벨라를 '실험체'로 불렀고, 백스터의 아버지 역시 그를 실험체처럼 여겼다. 그로 인해 백스터의 몸은 훼손된 상태인데 정작 백스터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즉 백스터가 실험체를 만드는 건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실패한 실험체 즉 자신을 능가하는 생명체인 벨라를 통해 극복하고 싶은 욕망이 숨겨져 있다.
- 엠마스톤 : 라라랜드의 사랑스러운 미아는 잊어라. 또다른 기괴하지만 사랑스러운 그녀가 우리에게 온다. 엠마 스톤은 영화 '가여운 것들’에서 주인공 ‘벨라’ 역할을 맡아, 태아의 뇌를 이식받은 성인 여성으로서의 복잡한 감정과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녀의 연기는 순진함과 담담함, 그리고 저돌적인 성격까지 다양한 층위의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해 내며, 많은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벨라가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설정과 그에 따른 정사 장면들에서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 실험체인 백스터는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못했지만 벨라는 성장 과정을 통해 엄마로부터 독립하게 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 마크 러팔로 : 벨라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덩컨을 연기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헐크로 친근한 이미지로 익숙해진 배우이지만 이번엔 완전히 다른 불순한 바람둥이 덩컨으로 돌아왔다. 덩크는 장난스럽지만 벨라의 어린 마음을 잘 이용하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기도 했다. 영화에선 벨라를 연기하는 엠마 스톤과 마크로 팔로의 연기궁합이 너무 좋아서 코믹한 장면들이 아주 맛깔나게 표현되어 재미있다. 더 나아가서 덩컨의 진정한 재미는 처음엔 벨라를 흔들었다가 나중엔 본인이 흔들린다는 점에 있다. 던컨의 변화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 라미 유세프 : 벨라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맥스는 매우 독특한 인물을 연기했다. 순수할 수밖에 없었던 벨라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변하는 것과 달리 맥스는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간직한 캐릭터이다. 오히려 인간의 깊이있는 사랑, 맥스는 그것을 대표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래서 '가여운 것들'을 보면서 맥스가 어떤 선택을 하며 기다리는지가 주요 관람 포인트가 된다.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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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영상미
- 흑백에서 컬러로의 전환 : 영화 '가여운 것들’에서 흑백 → 컬러로 전환되는 장면은 주인공 벨라의 성장과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상징한다. 벨라가 새로운 경험을 탐닉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다채로운 색으로 인지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화면도 점차 풍부한 색채를 띠게 된다. 이는 벨라가 순수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욕망을 주체적으로 탐구하는 여정을 '색의 확장’으로 표현한 것으로, 감독은 이를 통해 벨라가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 던컨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은 리스본을 시작하여 선상, 알렉산드리아, 파리, 런던으로 되돌아 오는 과정이다. 특히 선상의 장면에서 나오는 색상은 자연에서 접하지 못하는 색들이 더러 나오기도 한다. 또한 선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바다의 색은 마치 뒤바뀌어 위아래가 뒤집힌 느낌마저 든다.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 특유의 모레색으로, 파리에서는 퇴폐적인 색이 주를 이루지만 벨라는 순수한 색을 잃지 않는다.
- 다채로운 의상 : 엠마스톤이 장소에 따라 다르게 입는 의상도 매우 다채로운데 의상 제작에만 총 40 명의 인력이 투입된만큼 벨라라 인물의 내면이 의상을 통해 어떻게 표현되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
3.3. 음향효과
영화 '가여운 것들'은 강렬한 영상미와 더불어 음향효과를 통해 관객의 감정을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음향을 통해 캐릭터들의 내면 세계를 엿볼 수 있고,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장조가 아닌 단조를 사용한 악기연주는 기이한 느낌을 주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3.4. 카메라 시선
영화 '가여운 것들’에서 카메라의 시선은 매우 특별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광각렌즈나 어안렌즈를 사용하여 화면을 굴절시켜 관객이 마치 구멍으로 몰래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기법은 영화의 인물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고, 영화의 스타일을 강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3.5. 벨라와 알렉산드리아의 빈민가 아이들
영화 '가여운 것들’에서 알렉산드리아의 빈민가 아이들은 벨라가 겪는 성장과 사회화 과정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벨라는 이 아이들을 통해 인간의 다양성과 사회의 불평등을 목격하면서 그녀가 자신의 정체성과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아이들은 벨라에게 현실의 잔혹함과 그녀가 살아가야 할 세상의 복잡함을 가르치는 존재로, 영화에서 벨라의 내면적이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또한, 벨라가 이 아이들에게 돈을 나눠주려고 하는 장면은 그녀의 순수함과 이타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그녀의 인식과 반응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4. 총평
파묘를 보고 나오던 중 걸린 포스터를 보고 별다른 생각이 없었지만 어제 '매불쇼'에서 주말영화 추천으로 감상했다.
기묘하다. 그리고 파격적이다. 그런데 재미있다.
흑백영상과 갓윈 백스터를 보는 순간 '프랑켄슈타인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진짜 프랑켄슈타인은 벨라였다. 자신을 실험체로 이용했던 아버지는 백스터를 실패작으로 만들었지만 백스터는 완벽한 벨라를 만들어낸다. '갓윈' 마치 이름처럼.
영화 특정 장면에 대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고 들었지만 엄마인 나로서는 아이의 뇌를 가진 성인여자가 성장하면서 느끼고 배우는 과정을 잘 그린 영화라고 본다. 특히 아이는 어느 시점에 자신의 몸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가지지만 이것은 성에 눈을 뜬다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몸에 관심과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그리고 사회 규범을 배우면서 절제하고 하지 말아야 될 것을 알게 된다.
다만 영화에서는 벨라가 성인의 몸을 가졌고 그 몸은 성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이 파격적이고 과격하게 묘사되었을 뿐이라 생각한다.
갓윈 백스터는 새로운 경험으로 고통받는 벨라에게 "가여운 벨라"라며 하지만 정작 벨라는 고통, 공포, 슬픔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경험이고 완전해지는 과정이며, 어른이 된다고 믿고있다.
그녀는 주체가 되어 갓윈을 떠나고, 자신의 보호자로 자처하는 바람둥이 변호사 던컨과 여행을 떠난다. 던컨이 도박에서 번 큰돈을 빈민가의 아이들을 도우려고 돈을 건내고 빈털터리가 된 던컨을 대신하여 돈을 번다. 그리고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알고 떠나는 변호사를 붙잡지 않고 스스로의 결정으로 생활을 이어 나간다.
세상을 모르는 벨라가 당시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도 그 일밖에 없을 것이다. 그 일이 옳고 그르다라는 판단조차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부당하다 생각이 들면 방법을 찾아가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여자들의 성의 해방을 얘기하는 영화라 하지만 나는 인간이 성장하면서 배우고 터득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을 다만 아이의 뇌를 가진 성인의 벨라를 통해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천재이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실험체로서 학대받은 갓윈, 무리에게서 따돌림받고 있는 갓윈의 조수이자 벨라의 피앙세인 맥스, 바람둥이에 무분별하고 철자도 모르는 무식한 변호사 던컨, 잦은 전쟁으로 인간성이 더욱 참혹하게 변해버린 남편 알피 등의 캐릭터를 보면 알 수 있다. 아무래도 최근까지 억압받았던 여성을 통해 얘기하는 것이 감독의 의도를 좀 더 빠르게 관객들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갓윈에 의해 만들어진 벨라는 새로운 생명을 얻는 그녀를 모두 가여워 하지만 정작 그녀는 이런 모험과 배우는 과정이 순수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엄마는 구속이라는 틀에 갇혔지만 벨라는 스스로 벗어나고 백스터와 같은 의사가 되고자 한다. 즉 엄마가 원했던 해방된 삶을 벨라가 이루어 낸 것이다.
이 영화는 묻는다. 정말 가여운 것들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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