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앞서 블로그 한 넷플리스의 삼체를 좀 더 빠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설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유위신의 SF 과학 공상 소설 삼체(The Three-Body)의 1권 삼체문제(The Three-Body Problem)이다.

    삼체, 서적과 유위신작가

     

    1권 삼체문제는 SF의 노벨문학상이라고 할 만한 휴고상을 중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중국인의 소설이라 가벼운 소재를 다룰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엄청한 스케일은 물론이고 뛰어난 발상과 상상력에 놀라움을 자아낸다.

    가장 많은 질문 중 하나는 역사왜곡의 여부인데 한국 역사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오히려 중국인들이 감추고자 하는 문화대혁명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중국인들이 결국 세계를 구한다는 스토리이지만 이 내용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도 마찬가지라 별 의미가 없는 듯하다.

    요즘엔 너무 중국인들이 세계를 많이 구하도 있기는 하다.

    이 정도면 중국 소설이라고 안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용을 살펴보자.

     

    1. 삼체의 줄거리

    1.1. 과학자들의 연쇄적인 죽음

    주인공 왕먀오는 나노과학을 연구하는 과학자이다.

    어느 날 스창이라는 경찰이 찾아와 과학자 단체에 대해서 아는 게 있냐고 물어본다. '과학의 경계' 회원들이 최근 두 달 사이에 자살을 했기 때문이다.

    최근에 자살한 여성 과학자 양둥의 유서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라면 할 수 없는 이런 이야기를  왜 양둥은 왜 유언으로 남겼을까? 의문을 가지며 왕먀오는 경찰의 요청에 협조하여 ' 과학의 경계'의 회원이 되기로 하고 한 과학자를 만나기로 한다.

    왕먀오는 그 과학자를 만나기 위해 과학자의 집에 찾아 가는데, 그는 왕먀오의 나노 프로젝트 연구를 당장 중단하라고 협박한다.

    이에 어의가 없어진 왕먀오는 그의 집을 둘러보다 과학자가 하던 이상한 VR 게임을 보게 되고, 게임의 이름을 외운다.

    그런데 바로 다음 날부터 왕먀오에게 이상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1초마다 숫자가 하나씩 떨어지는 카운트다운이다.

    그 카운트다운은 1100여 일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카운트다운이 끝나는 1100일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런 감도 잡을 수 없었다. 다만 과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의 시야에 계속해서 나타나는 숫자들을 보고 양둥이 남긴 유언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물리학은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혼란과 의문에 빠진 왕먀오는 문득 과학자의 집에서 본 VR 게임에 접속하게 되는데 게임 이름은 바로 <삼체>였다.

     

     

     

     

    1.2. VR 게임 <삼체> 

    삼체란 물리학에서 중력이 있는 세 개의 항성이 있는 시스템이다.

    일체계는 하나의 항성이, 이체계는 두 개의 항성이 존재함으로 서로의 힘에 영향을 받는다. 이는 두 물체 간 중력의 문제가 발생하여 한 항성이 다른 항성을 끌어당겨 충돌하거나, 비슷한 중력이 있는 경우는 서로 주위를 빙글빙글 돌게 된다. 

    만약 두 물체의 질량이 크게 차이가 나면 큰 질량의 물체는 거의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고 작은 물체만 그 주위를 빙빙 돌 것이다. 마치 태양과 지구처럼 말이다.

    삼체, 쌍성과 태양계

    태양과 지구는 전형적인 이체계이다. 태양계에는 지구 외에도 다른 행성들이 태양계를 중심으로 돌고 있지만 태양의 질량은 그 행성들의 질량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각각 행성에 대해서 이체계라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체계의 더 좋은 예는 바로 쌍성 시스템으로 비슷한 질량의 두 별이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계이다. 쌍성계에서 행성은 하나의 태양 주위를 돌거나 아니면 아예 두 행성의 질량 중심을 공전하게 된다. 스타워즈에서 나온 타투인 행성이 바로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그 소설의 핵심인 <삼체>란 세 개의 태양이 규칙성 없는 궤도로 완전히 카오스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즉 이 게임에서 <삼체>에는 세 개의 태양이 떠 있다. 그런데 이 세 개의 태양은 완전히 카오스적으로 움직이고 각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는 행성들도 불규칙적인 움직임을 나타낸다. 그러니 이런 세 개의 태양계에서 생물의 진화는 없을 것이다.

    삼체, 골디락스 존

    우리의 태양계에는 골디락스 존이 있다. 골디락스 존이란 우주에서 생명의 탄생과 진화의 환경을 연구한 이론으로 태양과의 거리에 따라 생명체가 진화할 만큼 적절한 온도가 갖춰지는 행성 궤도 범위를 골디락스 존이라고 한다. 우리 태양계에서는 바로 지구가 이 골디락스 존에 들어간다.

    그런데 <삼체>에서 세 개의 항상이 규칙성도 없이 움직이는데 작은 행성이 골디락스 존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영하 200도 아래의 겨울이 몇십 년 동안 계속되거나 세 개의 태양이 가까워지면 2000도를 넘는 죽음의 여름이 예고도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유위신의 소설 <삼체 1권 삼체문제> 에는 바로 이 삼체계에 살고 있는 외계문명이 등장한다.

    삼체계에서는 생물이 진화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이 것은 과학을 기준으로 둔 내용이고 책 '삼체'는 공상과학의 내용을 소설화한 것이다. 즉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인 것들도 과학적으로 가능하게 보인다.

    <삼체>라는 VR 게임에서 삼체계 행성에 사는 삼체인들은 기후가 극단적으로 추워지면 몸에서 물을 전부 빼서 탈수시킨 다음에 동면에 들어가고 따듯한 날씨가 찾아오면 동면에서 풀려나기도 한다.

    그리고 세 개의 태양이 함께 뭉치면 뜨거운 온도로 그 자리에서 태워 죽이거나 세 개의 태양이 일직선으로 나열되면 엄청한 중력으로 삼체인들의 행성을 파괴한다. 

    그러니 삼체계의 이런 환경은 절대 좋을 수 없다. 그들은 우월한 과학기술력을 바탕으로 항성 간 이동이 가능한 우주선을 만들어 언제든 조건만 맞으면 좋은 환경의 항성계 이체계의 환경이 갖춰져 있는 행성으로 이주하려 한다. 

    삼체인들의 목적은 단기간에 발전한 지구의 인간들에게서 자신들이 처한 문제의 해결책을 받아냄과 동시에 호시탐탐 골드락스 존에 있는 좋은 환경의 행성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현재는 삼계인들이 인류보다 우월한 과학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인류의 발전속도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음으로써 지구의 천제적인 과학자들을 <삼체>라는 게임으로 불러들여 퀘스트를 통과하게 만들고, 이에 불응하는 과학자들은 죽음으로써 처단했다. 삼체에 대항하는 과학자는 곧 삼체를 위협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삼체, VR 게임에 등장하는 주문왕, 공자, 아리스토넬레스(왼쪽부터)

    주인공인 왕먀오가 VR 기기를 쓰고 접속한 <삼체> 게임엔 역사적으로 유명한 지구인(주문왕, 공자, 아리스토텔레스 등) NPC에 넣어 유능한 과학자들이 접속해서 게임을 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퀘스트마다 삼체인들이 실제 겪고 있는 가혹한 환경을 구현하여 지구의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협조하지 않는 과학자를 잔혹하게 죽인다. 물론 삼체인이 실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삼체인을 추종하는, 즉 인류를 저버리고 400년 후 지구를 점령할 그들을 맞이하는 무리들이 삼체에 대항하는 과학자들을 처단한다.

     

     

     

     

    1.3 삼체의 난세기와 항세기 그리고 중국사

    VR 게임 <삼체>에서 NPC들은 가혹한 기후를 난세기, 살기 좋은 기후를 항세기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난세기와 항세기는 계절처럼 규칙적이지 않고 세 개의 태양의 중력으로 완전 불규칙적으로 온다. 즉 평화로운 항세기는 시간만에 끝나기도 하고 반면에 난세기는 몇백 년 계속될 수도 있다. 

    난세기가 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대량 몰살이 이어지는데, 이 소설의 묘미는 항세기와 난세기를 끔찍했던 중국사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이다.

    중국 역사는 평화로운 태평성대의 시기는 언젠가 끝나고 반드시 찾아오는 게 난세이다.  삼국지의 시기도 사실 몇천만 명이 전쟁으로 죽어나 간 끔찍한 난세의 시기로 유비, 관우, 장비, 조조, 제갈량이 죽고 드디어 사마염이 통일했다. 통일 후 태평성대의 시기가 올 것이라 여겼지만 삼국시대 못지않은 험난한 시대가 이어졌다.

    이후로도 몽골의 정복, 명나라의 건국, 만주족인 청나라의 중원 정복 등 혼돈의 역사가 계속 이어졌다.

    중국대혁명과 홍위병

    중국의 역사는 난세와 치세가 교차해 오기 때문에 그 당시에 살던 사람들은 미래를 예측하려 해도 예측할 방도가 없었다.

    이런 중국의 태평성대와 난세의 혼돈의 교차는 현대까지 이어졌다.

    바로 청나라 말기와 중일전쟁 그리고 공산당과 국민당의 전쟁 등 현대까지 이어지는 대 혼돈의 시대 특히 이 작품에서는 문화대혁명 이라고 불리는 1960년대 중화인민공화국의 대규모 문화 파괴 운동이었다.

     

     

    1.4. 천제 물리학자 예원제

    삼체, 예원제(넷플릭스)

    소설 초반에 자살한 죽은 과학자 양둥의 어머니는 천체물리학자 예원제이다.

    그녀는 문화대혁명 이라는 피의 숙청에 휩쓸려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던 인물로, 모진 처벌과 우여곡절 끝에 중국 비밀기지에서 일하게 된다.

    외계를 향해 메시지를 발신해 지구의 위치를 알려주는 새로운 천체 물리학적인 방법을 알게 된 그녀는 지구의 위치를 알리며 외계인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발신한다. 

    "이곳에 오십시오. 나는 당신들이 이 세계를 얻는 것을 돕겠습니다. 우리 문명은 이미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잃었습니다"

    예원제는 중국의 극단 적인 현대사에 휘말려 인류에 대한 애정을 잃자 인류의 배신자로 외계인에게 지구를 침공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받은 상대는 인류를 정복하려는 삼체인들이고 그들이 지구에 도착하기까지는 400년의 시간이 걸린다. 

    예원제가 메시지를 발신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류 과학발전의 엄청함 속도를 알게 된 삼체인들은 자신들에게 대항하는 과학자들을 죽임으로써 인류의 발전을 막으려 한다. 자신들이 지구에 도착하는 400년 후까지 말이다. 

    이런 점에서 문화대혁명의 참혹한 피의 역사를 주도한 무지한 마오쩌뚱과 개인의 판단으로 인류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자력이 더 이상 없다며 삼체를 불러들인 예원제는 과연 뭐가 다른지 의문이 든다.

     

    2. 현실에서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2.1. 천문학자 칼 세이건

    칼 세이건과 골든레코드

    소설의 예원제와는 다른 목적으로 실제 지구의 각종 정보가 담긴 골든레코드를 외계 행성으로 보낸 이도 있다.

    바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다.

    그는 외계에 지구라는 행성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들을 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미국이 쏘아 올린 보이저 호에 그가 주도하여 지구의 각종 정보가 담긴 골든 레코드를 실었다. 심지어 거기엔 지구의 천문 위치 정보까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2.2. 소설에 기반하여 우리가 생각해 볼 문제

    삼체, 우주먼지에 불과한 태양계

     

    세계의 저명한 천문학자를 통해 태양계와 비슷한 은하계를 수없이 많이 발견했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에는 외계인이 존재할 것이라 많은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그 존재들은 우리들의 과거, 현재, 미래를 각각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우리와는 또 다른 모습의 생명체로 살아갈 수 있다.

    현재 지구의 인류처럼 온난화나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 혹은 소설 <삼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힘들어 다른 행성을 찾아 정복하려는 존재일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외계의 존재가 우리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지구에 접근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구의 많은 정보를 담은 골든레코드를 우주로 쏘아 올린 칼 세이지의 의도는 분명 인류의 발전을 위한 교류로 보냈을 테지만 이러한 행위는 지구 인류가 동의한 것이 문제다.

    우리보다 월등하게 과학적으로 발전된 외계인이 존재해서 메시지를 보게 된다면 그들이 평화의 사절로 지구로 온 후 더 발전된 과학기술을 전파하고 우주를 평화의 공간으로 만들지, 소설처럼 지구를 정복하려 할지 아무도 모른다. 

    소설의 가상 인물 양위제를 통해 칼 세이지와 같은 천문학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