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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균의 '파주'

    세상에는 사랑에 관한 많은 책들과 영화들이 있다.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넘어 이상할 수도 있고 흔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이란 사람들이 편의나 사람들 사이의 흐름을 위해 설정한 틀일 뿐, 상식이 반드시 답이 될 수는 없다. 특히 사랑에 관한 한에서는 더욱 그렇다.

    매불쇼에서 古 이선균을 추모하며 추천한 영화로 상식에서 벗어난 듯한 멜로 로맨스 영화 '파주'를 소개한다.

     

    1. 기본정보

    • 개봉일 : 2009년 10월 28일
    • 감독 : 박찬옥
    • 출연진 : 이선균(중식), 서우(은모), 심이영(은수), 한예리(미애)
    • 특별출연 : 이경영(보스), 이대연(두만목사), 김보경, 이대연, 우현, 이봉규
    •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 상영시간 : 111분
    • 평점 : 7.00/관람객, 7.35/기자평론가

    2. 이선균의 '파주' 줄거리

    이선균의 '파주'

    그 시기의 배경은 1996년~2000년대 초반으로 운동권 학생 중식(이선균 분)은 선배 집에 숨어 지내던 수배자로 선배 자영(김보경 분)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다. 그 과정에서 선배의 아기가 뜨거운 물에 큰 화상을 입고, 죄책감을 느낀 중식은 그곳을 떠난다.

    수배령을 벗어나기 위해 목사인 형 두만(이대연)이 있는 파주에 숨어 있는 중식은 목사님을 도와 중학생 공부방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친다. 공부방 학생 은모의 언니 은수(김이영)는 중식에게 사랑을 느낀다. 패배자처럼 속수무책으로 살아가던 정식은 은수와 결혼을 하지만 아무런 사랑 없이 살아간다.

    그런 중식이 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긴 은모는 중식을 점점 멀리한다.

    은모가 고등학교에 갈 무렵 그녀는 친구 미애(한예리)와 서울로 가출하는데 바로 그날 의문의 화재로 언니 은수는 목숨을 잃는다.

    얼마 후 집으로 돌아온 은모는 언니의 죽음에 충격을 받지만 아직 미성년자라 형부(중식)를 의지하며 함께 지낸다.

    중식의 선배 자영이가 불쑥 찾아오면서 은모와 중식의 집은 운동권 모임의 아지트가 되면서 자영은 은모가 중식에게 형부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형부와 처제의 동거를 이상하게 여긴다. 이에 중식은 은모의 대학진학 후 자연스레 따로 살 것이라 얘기하지만 이 것을 들은 은모는 불안해한다. 

    어느 날 중식은 운동권 생활로 구속되고 다급해진 그는 은모에게 통장의 위치를 알려주며 대학등록금을 전달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은모는 그 돈으로 인도로 훌쩍 떠난다.

    3년 후 파주로 돌아온 은모, 오랜만에 찾은 고향은 재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곳에서 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하며 철거민들과 함께 정부에 맞서 싸우고 있는 중식을 만난 후 형부와의 묘한 동거가 다시 시작된다. 같은 동네에 살던 주민의 의미심장한 말을 들은 은모는 언니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하고 이것은 형부에 대한 막연한 의심, 불안감이 커진다.

    언니가 교통사고 뺑소니로 죽었다는 중식의 거짓말과 거액의 보험금을 받았고, 그 보험금의 수혜자가 은모 자신임을 안 은모는 보험사기로 경찰서에 전화를 걸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3. 중식과 은모의 관계를 나타내는 장면

    이선균의 '파주'

    3.1. 은모 ▶ 중식

    • 교회 공부방에서 중식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품는 중학생의 은모 : 이 장면은 막연히 학생이 선생님에게 빠져든 여중생의 모습을 나타낸다.
    • 중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언니를 본 은모 : 중식을 사랑하게 된 언니를 보며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자신과 같은 사람을 같은 감정으로 느끼는 언니에게 묘한 시기심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 친구 미애와 가출 : 돈을 벌어 언니와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은모의 목적은 같은 공간에 있는 중식과 헤어지기 위해서다. 은모의 감정이 점점 커지지만 언니와는 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 중식을 절대 형부라 하지 않는다 : 중식과 은모 사이에 그어진 선을 내심 인정하고 싶지 않는 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
    • 인도로 떠나는 은모 : 중식의 선배 자영이 그들의 집에 오는 순간부터 은모와 중식의 관계는 조금 더 아슬아슬해진다. 형부, 처제가 아닌 성인 남녀의 동거로 냉철한 시선으로 보는 자영과 자신을 어린아이로 치부하는 중식에게 묘한 배신감을 느끼며 대학등록금으로 인도로 떠난다. 이 장면은 은모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확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선균의 '파주'

    3.2. 중식 ▶ 은모

    • 화재 후 장면 : 은모가 미애와 가출하는 날, 가스폭발로 아내 은수가 죽고 집안이 폐허가 된 곳에서 은모가 폭발사고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여러차례 경찰조사를 받지만 끝까지 은모에 대해서 함구한다. 어린 처제를 지키려는 모습과 더불어 은모가 자신에 대해 품은 감정을 어렴풋이 알게된다.
    • 가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 : 은모의 가출 후 그녀를 찾기 위해 중식은 팔방으로 뛰어다닌다. 세상의 쓴맛을 알고 집 근처 쪽잠을 자고 있는 은모를 발견한 중식은 그녀를 업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장면에서 두 사람 사이에서 수많은 감정선이 오고 간다. 자동차 뻉소니 사고로 언니의 죽음을 전달하는 중식의 모습에서 은모가 절대 상처받지 않게 하려는 사랑을 알 수 있다.
    • 재개발 지역에서의 중식 : 그곳에서 중식은 힘든 일에 앞장서서 몸과 마음을 혹사시킨다. 선배 자영과의 사랑으로 아이가 화상 입은 일, 그리고 처제 은모에 대한 세상에서 인정받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체벌로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한다.

     

    4. 나의 평

    이선균의 '파주'

    이선균의 '파주'는 2009년도 개봉작으로 이선균의 연기변신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택했지만 이 두 주인공 사이에는 파격적인 장면은 전혀 없고 서로 감정을 절제하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선균의 '파주' 영화에서 보이는 중식의 사랑은 상식에서 벗어나고 위험한 것이다. 과거는 유부녀 선배, 현재는 처제이기도 하지만 그 사랑에 욕심을 내기에는 어려운 배경이 있다. 바로 선배 아이의 화상과 아내의 죽음으로 모두 불(火)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 중 제일 큰 것이 화상이라과 하는데 앞 뒤 없이 감정대로 움직이면 그만큼의 희생도 따를 수 있다는 것에  좀 더 의미를 주고 싶다. 

     

    물론 중식은 선을 넘은 자신의 과거를 속죄라도 하듯이 무미건조하고 아무런 의욕 없이 살고 있다. 그 일은 새로운 사랑은 영원히 할 수 없을 거란 암시를 거는 듯이 은수와 결혼한 후에도 여전히 중식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처음에 은모는 중식을 사랑보다는 연모인 것 같았다. 우리도 어린 시절에 선생님 좋아하고 짝사랑했던 그런 느낌을 모두 한 번씩 가져봤을 텐데 그런 감정이었다 본다. 아마 성인인 언니(은수)가 중식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은모 또한 감정의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이후 은모는 인도로 떠나고, 중식을 보험사기로 신고를 하는 행동을 통해 더 이상 서로 마주 치치 않으려는, 감정을 절제하려고 온갖 방법을 쓴다. 

     

    중식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사랑은 큰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은모에게 형부이자 보호자로서 최선을 다할 뿐 더 이상의 감정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며 매일 자신에게 채찍질한다. 재개발 지역 파주에서 정부와 용역인들과 철거 투쟁의 맨 앞에 서서 자신을 혹사시키는 모습을 보면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왜 이런 자극적인 포스터를 제작하고 홍보를 했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처음 영화를 소개하는 이야기 앞에는 이 포스터를 넣고 싶지가 않았다. 

     

    사람은 동물과는 달리 상식이라는 절제 테두리가 있고 우리는 그 테두리 안에서 살려고 한다. 불행히도 사람의 감정은 항상 그 테두리 안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을 어떻게 조절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는지 어떻게 동물과 다른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영화이다.

    서우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배우 서우의 근황도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연예계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는 기사를 마지막으로 사라졌지만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의 연기를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인이 된 배우 이선균 님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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