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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정보

    • 제목 : 파묘
    • 개봉 : 2024년
    • 감독 : 장재현
    • 출연 :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 장르 : 오컬트, 미스터리
    • 관람등급 : 15세 이상
    • 상영시간 : 134분

    2. 줄거리

    거액의 의뢰를 받은 MZ세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이 LA로 떠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3대째 장손들만 대물림되는 기이한 병에 걸린 태어날 때부터 뼛속까지 부자 집으로부터 의뢰를 받았다. 거대한 저택에 도착한 화림과 봉길은 한국에 있는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채고 이장(묫자리를 옮김)을 권한 후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그날 저녁 풍수사 상덕(최민식), 장의사 영근(유혜진), 화림 그리고 봉길은 한자리에 모여 한몫을 챙길 생각에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이장하는 날, 의뢰인과 주변인을 포함하여 스산한 기운이 있는 산으로 올라가 풍수를 확인하는 상덕은 이곳이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惡地) 임을 알게 된다. 불길한 기운을 느낀 상덕은 파묘를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기어이 파묘는 시작된다.

    이제 험한 것과 더 험한 것이 나왔다!!! 파묘와 굿을 하는 주인공들은 이 험한 것들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3. 관람 포인트

    3.1. 험한 것을 둘러싼 소재

    • 박씨가문 : 일제강점기에 대표적인 친일파로 짐작된다. 일본 음양사의 풍수로 받은 박지용의 묫자리는 악지 중의 악지이다. 이 땅에서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묻힌 박지용의 한은 대단했을 터, 이 모든 한은 그의 후손에게 쏟아진다.                                                                     일본의 음양사(영화 음양사 중)
    • 여우 음양사(기순애)와 쇠말뚝 : 한민족의 정기를 끊기 위해 백두대간 척추위치에 쇠말뚝을 박았던 여우 음양사, 이것을 감추기 위해 대표적인 친일파였던 박지용의 시신을 위장막으로 쓴다. 영화에서 '기순애'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고 화림이 차 안에서 관심과 나누는 대화에서 음양사에 대해 알 수 있는 대목이 나온다. "그의 이름은 '무라야마 준지', 그 시대 최고의 음양사로 요기가 강해 여우새끼일지도 모른다", 여우는 일본어로 '키츠네'이다. 즉 기순애 = 키츠네.

    일제강점기 때 박힌쇠말뚝으로 예상

    • 팔척귀신("신으로 모셔져 있던 이 몸은 원래 남산의 신궁에 갈 예정이었지만 망할 여우 놈이 이곳에 데려왔다") :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만 명이 넘는 적군을 죽임으로써 신이 되었지만 여우 음양사 주술로 조선 악지의 정령으로 묻힌다.  박지용 묘에 첩장으로 세로로 묻힌 것을 보면 이 역시 거대한 쇠말뚝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음양사가 여러 쇠말뚝을 박았지만 가장 큰 쇠말뚝은 세로로 파묻힌 팔척귀신의 관이다.

    일본 도깨비 오니

    • 일본 도깨비(오니) : 한국 귀신은 구천을 떠돌다 한이 맺힌 사람에게 나타나 해를 가하지만 한이 풀리면 사라진다. 하지만 일본 귀신은 원한이 없더라도 사람들을 마구 죽인다. 그리고 한국 도깨비는 무섭지만 우스꽝스럽고 친근한 반면 일본 도깨비(오니)는 공포의 대상이다. 결론은 팔척귀신(악지의 정령)=일본 도깨비(오니)=쇠말뚝
    • 은어와 참외 : 악지의 정령이 된 일본 무장이 좋아하는 생선과 과일이다. 세키가하라 전투 당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좋아하던 음식은 은어와 참외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면 팔척귀신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수하로 예상된다.

    누레온나

    • 누레온나 : 여자의 머리에 뱀의 머리를 가진 일본요괴로 박씨 조부의 파묘가 끝난 후 마무리하는 장면에서 인부 중 한 명이 삽으로 목 주변을 찔러 죽이는 뱀이다. 일본 팔척귀신(쇠말뚝)을 지키는 요괴로 보인다.
    • 여우 : 등장인물들이 박씨 집안의 묫자리로 갈 때 보이는 여우는 앞서 말한 일본 음양사의 존재를 암시하고 묫자리가 얼마나 악지인지 보여준다. "너도 여우 봤지? 여우는 묫자리와 상극인 짐승이다"라고 상덕이 화림에게 말한다. 실제 여우는 굴을 파는 습성이 있어 묫자리에 여우가 있으면 묘를 파헤치기도 한다. 특히 동양에서는 여우는 요사스러운 동물로 그려진다. 

    4. 숨겨진 항일코드 찾기

    4.1. 등장인물 이름과 차량번호에 담긴 항일코드

    김상덕 선생(위)

    • 상덕(최민식) : 임시정부 국무의원, 광복 이후 반민특위 초대위원장으로 친일경찰 노덕술을 체포한 이력이 있는 김상덕, 차량번호 : 0815(광복절)

    KBS 역사스페셜 중 고영근

    • 영근(유혜진) : 독립협회에서 부회장 및 만민공동회 회장으로 을미사변(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조선인 우범선을 일본까지 찾아가 암살한 고영근, 운구차 차량번호 : 1945(광복연도)

    독립운동가 이화림

    • 화림(김고은) : 조선의용군에서 활동한 이화림, 차량번호 : 0301( 3·1절)

    윤봉길 의사

    • 봉길(이도현) : 윤봉길 의사의 이름을 사용

    광복군 오광심

    • 광심(김선영) : 광복군의 오광심

    독립운동가 박자혜

    • 자혜(김지안) : 신채호의 부인이자 독립운동가 박자혜

    4.2. 그 외

    의열단과 김원봉 단장

    • 의열 장의사 : 영근의 사무실 이름으로 의열단이 떠오른다. 의열단은 김원봉이 창단한 무장독립운동단체로 일제강점기에 조선독립의 중요한 단체 중 하나이다.
    • 보국사 : '나라를 지킨다'는 의미다. 이 절을 만든 주지는 원봉 스님으로 의열단장인 김원봉을 연상케 한다. 
    • 철혈단 : 영화에서 처음에 친일파의 무덤의 금은보화를 노리는 도적단이라 했지만 알고 보니 일본이 우리나라 정기를 끊으려 박았다는 쇠말뚝을 뽑으러 다닌 단체로 밝혀진다. 실제 이 단체는 1920년대 상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단체의 이름이다. 
    • 100원짜리 동전 : 풍수사 김상덕이 박 씨 집안 무덤을 파묘한 후 던지는 100원 동전의 앞면은 이순신 장군이다. 
    • 김상덕 딸의 결혼식 : 독일인 남자와 결혼하는 설정은 과거 나치였던 독일이 통철한 자기비판을 통해 화해하고 다른 인류와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는 사죄와 반성이 없는 일본에게 일침을 가하는 장면이다. 

    5. 감독의 인터뷰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외세에 당하기만 하고, 잔재가 곪은 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발톱의 티눈을 뽑아내듯 우리 과거의 아픈 상처와 두려움을 '파묘'해버리고 싶었다"

    "많은 독립운동가가 계신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분들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

     

    6. 총평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가 된 여러 나라가 있다. 그중 우리나라도 하나이다. 나라 잃은 것도 서럽고 고통스러운데 친일파들이 앞장서서 나라를 팔아먹은 대가로 자손 대대로 놀고먹을 수 있는 재산까지 불려놨으니 더욱 통곡할 노릇이었다.

    이 영화에서 박 씨 가문이 이런 친일파의 대표적인 표본으로 나온다.

    친일파의 만행이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는 교육을 통해 그들의 과거 모습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들의 자손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고 평생 비밀로 살고자 했지만 미국의 박 씨 장손들에게 대물림되는 병을 고치기 위해 파묘를 진행하면서 밝혀지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어처구니가 없던 것은 민족말살에 앞장선 매국노가 자신의 묫자리가 악지에 있다는 이유는 자기의 자손들을 말살하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껏 제국주의에 협조한 친일파를 조선의 그런 악지에 묫자리를 준 일본의 음양사의 음흉한 계략에 할 말을 잃었다. 한편으로 현실은 그렇지 못하지만 반민족행위자들의 말로는 비극으로 끝나야 된다는 감독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쇠말뚝은 일제강점기에 단순 토지측량을 위한 도구인지 조선의 지맥을 끊고자 하는 도구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일제의 만행을 봤을 때 후자에 더 많이 동의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나는 역사시간이나 TV에서 일본의 만행 중 하나로 배웠지만 한참 어린 사무실 동료는 "그게 정말이에요?"라고 묻는 것을 보니 교육을 받지 않는 모양이다. 이것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또 하나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봤던 부분은 500~600년 묻힌 악지의 정령(팔척요괴, 쇠말뚝)이 제거가 됨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상덕은 아물지 않은 상처에서 피가흐르고, 화림은 굿을 하는 도중에 팔척요괴를 본다. 그리고 영근은 장례식을 진행하면서 관을 보는 눈빛에 두려움이 스쳐간다. 

    이처럼 일제강점기에 민족말살, 문화말살의 결과로 일제의 잔재가 우리의 삶에 은근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교육관이 바로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한국엔 험한 것들이 남아있다.

    호랑이가 우렁차게 표효한다. 조선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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