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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피아니스트'는 2차 세계대전 시기의 폴란드에서 홀로코스트를 겪은 유대인 피아니스트 '스필만'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스필만이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고난과 위기에 처했음에도 자신의 예술가 정신을 잃지 않고 쇼팽의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1. 영화정보

    • 제목 : 피아니스트(The Pianist)
    • 개봉 : 2003년
    • 감독 : 로만 플란스키
    • 출연 : 에이드리언 브로디, 토마스 크레치만, 프랑크 핀레이
    • 장르 : 드라마, 역사
    • 관람 등급 : 15세 관람가
    • 상영 시간 : 150분

     

    2. 줄거리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명한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은 평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는 라디오 방송에서 연주하고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독일 나치의 폴란드 침공으로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스필만과 그의 가족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에게 차별과 박해를 받으면서 게토로 강제이주 된다. 그곳에서의 삶이 끊임없는 공포와 굶주림으로 휩싸이자 자유를 갈망하고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폴란드인이 뭉쳐 독일군에게 대항한다. 불과 며칠 만에 폴란드인의 저항은 패배로 끝나는 듯했으나 그들의 저항은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된다. 이에 나치는 강제수용소로 수많은 폴란드인을 보내 체계적으로 학살을 감행하지만 스필만은 한 독일군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여러 사람들에게서 도움을 받으며 도망자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중 폐허가 된 게토로 다시 돌아오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독일장교 '빌헬름 호센펠트'를 만난다. 독일장교에게 음악가라 신분을 밝힌 스필만은 피아노 연주 요청을 받으면서 쇼팽의 발라드 1번 G장소를 들려준다. 이에 감동받은 독일장교는 스필만이 처한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그를 존중하고 동등한 인간으로 대하면서 도망갈 수 있는 루트를 알려준다. 이름과 주소를 알려준 뒤 꼭 자신을 찾아오라는 말로 당부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군의 도움으로 나치는 물러나지만 스필만을 도운 독일장교는 러시아의 포로로 붙잡히고 모진 고문을 당한다. 그리고 폴란드는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되찾으려 한다.

     

     

    3.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폴란드 음악가 쇼팽과 음악들

    3.1. 폴란드 대표적인 애국주의 음악가 쇼팽

    이 영화에서 폴란드의 국민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피아노 곡들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쇼팽의 음악은 스필만의 삶과 운명을 상징할 뿐 아니라 폴란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하고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표현하는데 의미가 있다.

    19세기 초반의 유럽에서 로맨티시즘 음악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는 쇼팽은 1810년 폴란드의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1849년 프랑스의 파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자신의 고향 폴란드가 외세의 침략과 억압을 받는 역사적 상황에서 폴란드의 민속음악과 춤을 바탕으로 피아노 작품을 창작했으며,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발라드, 야상곡등의 장르를 발전시켰다. 그의 음악은 폴란드의 영혼과 정신을 담고 있고 폴란드인들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에서는 폐허가 된 게토에서 마주친 독일장군에게 연주해 주는 곡이 독일의 대표적인 음악가 바흐가 아닌 폴란드 애국주의자 쇼팽의 곡을 연주해서 폴란드인의 자존감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3.2.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연주된 쇼팽의 음악

    • 야상곡 20번 C#단조 : 쇼팽의 유작으로 그의 육체적, 정신적 고뇌를 대변한다고 알려져 있는 이 곡은 영화가 시작할 때 스필만이 라디오 방송국에서 연주하는 곡이다. 이 곡을 연주하던 중에 폭격을 당하고 유대인 게토로 끌려가면서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굶주리고 추위에 떨면서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 발라드 1번 G단조 : 영화의 중반에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 빌헬름 호센펠트에게 발각되지만 그는 스필만이 피아니스트라는 것을 알고 거기에 있던 피아노를 연주해 달라고 한다. 도망자 신세인 스필만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음에도 완벽하게 연주하여 독일장교를 감동시킨다. 이때 연주된 곡으로  쇼팽이 17세에 폴란드의 애국 시인 미키에비치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으며, 이 곡은 스필만의 절망과 분노, 그리고 희망과 용기를 표현한다. 
    • 관현악을 위한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폴로네이즈 G장조 : 영화의 마지막, 스필만은 전쟁이 끝난 후에 바르샤바 교향악단과 협연하면서 피아노 연주하는 곡이다. 이곡은 1835년 파리에서 처음 연주된 곡으로 고요하고 청정한 심연을 훑고 지나가는 로맨티시즘과 후에 이어지는 유쾌한 에너지가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낸다. 스필만의 삶이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고 폴란드의 자유와 평화를 되찾았음을 상징한다.

    이렇게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쇼팽의 음악은 시스필만의 삶과 운명을 상징하고 폴란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반영하면서 인간의 존엄과 희망을 표현하는 의미가 있다.  쇼팽의 음악은 스필만의 피아노를 통해 우리가 들을 수 있고 가슴 울림과 영혼을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4. 독일 장교 '빌헬름 호센펠트'의 뒷 이야기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독일 장교 호센펠트의 뒷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자.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스필만이 독일 장교 호센펠트에게 쇼팽의 '발라드 1번 G 단조’를 연주하자 그에 감동받은 호센펠트가 스필만을 도와주는 장면이다. 그렇다면 호센펠트는 누구이고, 그의 뒷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호센펠트는 1895년 5월 2일 독일의 헤센 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체육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1939년, 독일군에 입대한 후 폴란드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폴란드 문화와 언어에 관심을 가지고 배웠다. 독일군에 몸담았지만 나치의 반(反) 유대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유대인들과 폴란드인들을 도와주면서 유대인 의사, 성직자, 음악가 등 여러 명의 생명을 구해줬다. 그중에는 스필만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호젠펠트는 1945년 2월에 소련군에게 체포되고, 소련의 포로 수용소에서 10년 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는 유대인들과 폴란드인들을 도와준 증거를 제출하면서 여러 차례 독일에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였지만 소련군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편지로 상황을 알게 된 스필만과 도움을 받은 유대인들은 소련에게 석방을 요청했으나 끝내 1952년 8월 13일에 호젠펠트는 포로 수용소에서 사망했고, 그의 유해는 1956년에 독일로 송환되었다. 호젠펠트는 죽은 후 그의 인간적인 행동이 알려지고, 그에게서 도움받은 여러 유대인의 요구로 2009년에 이스라엘의 야드 바셈 기념관에서 정의로운 백성으로 선포되었다. 

    결론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독일 장교 호젠펠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지만 그의 최후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나치의 반인륜적인 정책에 반대하고, 유대인들과 폴란드인들을 도와주었으나 독일장교였다는 이유로 그의 희생과 공로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삶의 가치를 지키면서 영화의 주인공인 스필만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현재의 상황을 떠나 그를 존중하고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5.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 중 하나였고 특히 유대인들은 나치의 잔혹한 박해를 받으며 600만 명이라는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홀로코스트의 죄책감과 반성의 의미를 담아 유럽 각국의 게토를 방문하여 공식적인 사과를 표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행위를 넘어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5.1. 독일의 게토 방문의 배경

    1941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 독일은 점령한 유럽 전 지역에 유대인을 강금하기 위한 강제수용소 게토를 짓고 이 속에서 600만 명 이상 유대인들이 고통받으며 사망했다. 1970년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는 바르샤바 게토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고 이후 독일 정치인들도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반성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유럽 각국의 게토를 방문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표했다.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의 게토방문 시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

     

    역사적 책임엔 끝이 없다 : 바르샤바 봉기 75주년 기념식에서

     

    5.2. 독일 게토 방문 사과의 의미

    • 역사적 책임 인정 : 독일은 홀로코스트의 잔혹한 역사를 부인하지 않고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며 책임을 지고 있다.
    • 피해자에 대한 공감 : 희생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는 진심을 표현한다.
    • 미래를 향한 약속 :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인종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 독일 국민의 교육 : 젊은 세대에게 과거 자신들의 과오를 숨기지 않고 홀로코스트의 역사를 교육하고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5.3.  한계

    일부 사람들은 독일의 사과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진심 어린 반성이 아닌 형식적인 행위로 여기기도 한다. 홀로코스트의 상처는 너무 깊어서 진정한 화해를 이루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치의 주범들의 법적인 처벌도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는 가해자도 많다. 그러나 처벌하지 못하는 것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6. 감상후기 : 역사적 책임엔 끝이 없는데 왜 그들을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도 않고 사과도 하지 않을까?

    영화 '피아니스트'는 처참하고 잔혹한 전쟁속에서 인간의 인내와 희망을 그린 주인공 스필만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독일장군의 한 방울의 휴머니즘으로 인류애의 중요성을 나타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고 흑백화면과 음향효과로 바르샤바의 암울한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전쟁영화가 아닌 한 국가의 그릇된 인식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어떻게 치러야 되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이 영화의 리뷰를 작성하는데 무려 4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우리도 폴란드의 홀로코스트만큼의 역사적 아픔이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다.

    '왜 그들은 독일처럼 우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으면서 사과하지 않을까?'

    왼쪽부터 백범 김구 선생, 김좌진 장군, 유관순 열사, 이봉창 열사, 윤봉길 의사, 안중군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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