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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1월 31일 개봉한 법정스릴러 장르의 영화 "추락의 해부" 리뷰를 올린다. 이 작품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눈먼 아들이 주요 증인이 되면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정교하고 복잡한 화법을 활용한 프랑스 감독 '쥐스틴 트리에’의 작품으로, 제76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하면서 역대 3번째 여성 황금종려상 수상자가 되었다.

     

    1. 줄거리 

    영화는 프랑스의 산골 마을에서 살고 있는 세 가족에게 일어난 사고로 시작된다. 주인공 산드라와 그녀의 남편 사무엘, 그들의 아들 다니엘로 구성된 가족들 사이에서, 남편 사뮈엘이 다락방에서 추락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사의 정황이 없기에 경찰은 의문사로 사건을 남기고, 유일한 가해 가능성이 있는 아내 포이터가 용의자로 기소된다. 법정에서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들 부부사이가 파헤쳐지고 아들 다니엘이 증언을 하면서 부모로서 밝혀지지 않아야 하는 어두운 면도 알게 된다. 제목 그대로 가족이 공식적으로 해부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명망과 권위를 얻고 있는 산드라와는 반대로 같은 소설가이지만 거의 무명에 가까운 사무엘은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소설에 대한 열정이 많은 사무엘은 글 작업을 하던 중 아들 다니엘의 배웅을 다른 이에게 부탁하고 아들을 이 순간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아들에 대한 죄책감,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남편의 내면이 하나씩 벗겨지며 이 모든 것을 법정에서 아내와 아들이 알게 된다.

    사무엘의 추락은 끝내 열린 결말로 영화는 끝을 맺지만 모든 등장인물을 이해하는 묘한 감정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다.

     

    2. 관람포인트

    1) 남편 사무엘과 반려견 스눕의 공통점 

        (1) 다니엘을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마음 : 사무엘은 다니엘이 네 살 때 사고로 시각장애를 얻은 후에 자신을 원망하고 죄책감에 사로잡혀 사회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집에서 글을 쓰며 다니엘을 보살핀다. 그는 시력을 잃은 다니엘에게 스눕을 선물하는데 스눕 역시 다니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항상 다니엘 곁을 지킨다.

        (2) 산드라와의 갈등 : 사무엘은 산드라와의 부부 관계가 좋지 않았다. 산드라는 사무엘보다 성공한 작가였고, 사무엘은 산드라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다. 산드라는 사무엘에게 냉담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고, 사무엘은 산드라에게 불만과 분노를 품었다. 산드라는 사무엘의 자살 시도를 알고도 무시했고, 사무엘은 산드라의 외도를 알고도 참았다.

    엄마 산드라를 불편해하는 다니엘의 감정을 바로 느꼈을까? 스눕도 다른 가족들에 비해 산드라와의 관계는 그다지 좋지 않다. 

     

    2) 산드라와 그녀의 변호사 벵상의 관계변화 : 이 영화에서 산드라의 변호사로 등장하는 벵상은 산드라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는 산드라와의 관계가 단순한 변호인과 피고인의 관계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벵상과 산드라와의 관계 변화를 살펴보자.

    벵상은 산드라의 남편 사무엘이 죽은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로, 산드라를 살인 용의자로 기소한 검찰과 대립한다. 처음에는 산드라를 단순히 자신의 의무를 수행하는 피고인으로 대했던 벵상은, 산드라의 사건에 대해 더 알아가면서 산드라에게 동정심과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는 산드라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녀는 회피하거나 거절하며, 그와의 관계를 순수한 변호인과 피고인의 관계로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자 벵상은 산드라와의 관계에 대해 상처와 실망을 느끼고 불안해하며 후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벵상은 산드라와의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인물이다. 그는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직업적인 책임과 개인적인 욕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자신의 정의와 도덕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 결국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인간성과 인간관계에 대해 깨닫는다.

       

    3) 음악의 의미:

        (1) 다니엘의 피아노 연주 : 다니엘은 시각장애를 가진 아들로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의 피아노 연주는 가족의 갈등과 복잡한 관계를 표현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노력과 제약을 상징하기도 한다.

        (2) 타이틀 시퀀스 : 영화의 시작에서 나오는 타이틀 시퀀스는 음악적 요소를 강조한다. 이는 가족의 추락과 진실의 추락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에게 영화의 주제를 더욱 깊게 전달한다.

     

    4) 색깔의 의미 :

        (1) 빨간색 : 영화에서 빨간색은 갈등과 위험을 상징한다. 사무엘과 산드라의 관계에서 빨간색은 그들의 갈등과 충돌을 나타내며, 사건의 배경에서도 빨간색은 위험과 불안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2) 흰색 : 흰색은 순수와 진실을 상징한다. 다니엘의 시각장애와 무죄를 주장하는 산드라의 흰색 옷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순수한 의지를 나타낸다.

     

     

    3. 총평

    이 영화는 사뮈엘의 죽음이 사고인지 살인인지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산드라와 사뮈엘의 부부 관계를 해부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영화는 현재의 재판과 과거의 회상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산드라와 사무엘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관계였고, 어떤 비밀을 갖고 있었는지가 점차 드러난다.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믿으려고 하면서도 의심하고 있는데, 이들의 관계는 사무엘의 죽음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이 영화는 믿음과 이해, 거짓과 진실이라는 주제도 함께 다룬다. 산드라는 사무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숨기고 거짓말을 한다. 산드라는 사뮈엘의 작품을 존경하지만, 그녀는 그의 작품을 표절하고 변형한다. 산드라는 다니엘을 위해 살지만, 그녀는 그에게 거짓된 희망을 줍니다. 산드라는 스눕을 버리고 싶지만, 그녀는 그를 죽이지 못한다. 이렇게 산드라는 거짓과 진실의 갈등 속에서 고통받으며 자신의 세계가 추락해 가는 것을 느낀다.

    '추락의 해부'는 살인과 결혼을 동시에 해부하면서, 믿음과 이해, 거짓과 진실의 모호성을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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