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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것처럼(2012)'

요즘관시미 2024. 2. 10. 00:10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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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2012년에 개봉된 드라마 영화로, 이란의 명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마지막 작품이다. 도쿄의 콜걸로 일하는 대학생 아키코와 은퇴한 교수 타카시, 그리고 아키코의 남자친구 노리오가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와 그들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세밀하고 심미적인 연출과 감각적인 영상미로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1. 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줄거리

    영화는 아키코가 데이트 클럽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일상을 모르는 남자친구 노리오에게 계속된 거짓말로 비밀스럽고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할머니와 만나기로 한 어느 날 밤, 아키코는 히로시라는 중개인으로부터 노인의 집을 방문하라는 제안을 받고 택시로 그곳으로 향한다.  

    아키코가 방문한 노인은 타카시라는 전직 대학교수였다. 타카시는 아키코에게 성적인 관심보다는 대화를 원하고, 자신의 책이나 음악, 그림 등을 보여준다. 이에 그녀는 그와 이야기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잠이 든다. 다음 날, 타카시는 아키코를 학교에 데려다주던 중 타카시는 우연히 그녀의 남자친구 노리오를 만나게 된다. 아키코, 교수 타카시, 노리오의 운명적인 첫 대면이 이루어지지만 노리오는 타카시를 아키코의 할아버지라고 착각한다. 노리오는 아키코와 미래를 꿈꾸지만 자신이 콜걸임을 숨기는 아키코는 '사랑에 빠진 척' 할 뿐이다. 하지만 교수와 아키코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서로 '사랑에 빠진 척'할 뿐 '사랑'과 '거짓' 사이에서 갈팡질팡 한다. 아키코와 교수와의 관계를 알게 된 노리오는 삼자대면에서 교수를 폭행 후 아키코를 끌고 간다. 이렇게 끝이 나는 이 영화는 아키코와 타카시, 노리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결말로 끝난다.

     

     

    2. 명장면 3가지 :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는 3명의 주인공들

    1) 택시 안의 전화 장면 : 영화의 시작부분에 나오는 이 장면은 아키코가 콜걸로 일하는 것을 모르는 할머니와의 전화 통화를 보여준다. 아키코는 할머니가 도쿄에 와서 만나고 싶다고 하지만, 그녀는 바로 일을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거절하면서도 할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사진을 보내준다. 이 장면은 아키코의 삶의 현실과 갈등을 잘 보여주는데 그녀는 할머니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직업을 숨기고 거짓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순수하고 청순해 보이지만, 돈을 벌기 위해 콜걸을 한다. 이 장면은 또한 영화의 주제인 '사랑’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의 서막을 연다고 볼 수 있다.

    2) 타카시의 집에서의 대화 장면 : 영화의 중반부에 나오는 이 장면은 아키코가 교수 타카시의 집에 도착하고, 그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교수 타카시는 아키코에게 자신의 책을 보여주자 그녀는 그의 책에 관심을 보이고, 그와의 대화에 즐거워한다. 이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성적인 거래가 아니라, 서로에게 관심과 존중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타카시는 아키코를 단지 성적 대상이 아닌 그녀의 인격과 취향을 알고자 하고, 아키코는 타카시를 고객이 아닌 그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이 장면 또한 영화의 제목인 '사랑에 빠진 것처럼’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않지만,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3) 영화의 마지막 장면 : 노리오가 교수 타카시의 집에 찾아와서 그와 싸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노리오는 아키코가 타카시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고 그를 비난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타카시는 노리오를 막으려다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데 아키코는 타카시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노리오에게 잡혀서 끌려간다. 이 장면은 영화의 긴장감과 비극성을 극대화하는 장면으로 노리오와 교수 타카시의 평화로운 대화가 갑자기 폭력과 혼란으로 바뀌는 모습은 시청자의 충격을 준다. 이 장면은 또한 영화의 주제인 '사랑’과 '거짓’에 대한 대비를 보여준다. 

     

    3. 음악의 상징성 : 사랑의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매개체

    영화 '사랑에 빠진것처럼’에서 음악은 사랑의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된다. 영화의 제목과 같은 곡인 'Like Someone in Love’은 엘라 피츠제럴드가 부른 재즈 곡으로, 영화의 시작과 끝에 나오면서 영화의 테마를 강조한다. 이 곡은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설렘과 행복을 표현하는 가사와 멜로디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이 곡이 무엇보다도 아이러니하게 들린다. 왜냐하면 영화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서로를 속이고, 상처받기 때문이다. 이 곡은 영화의 주인공들이 사랑에 빠지고 싶은 욕망과 현실과의 간극을 드러내는 대조적인 효과를 준다.

    영화에서는 다른 음악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교수 타카시가 아키코를 자신의 집에 초대할 때,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데 이는 그가 그녀에게 자신의 문화적 수준과 취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또한, 이 음악은 그와 그녀의 나이와 세대차이를 강조하기도 한다. 타카시는 아키코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설명하고, 아키코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둘 다 서로의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공감하지 못한다. 이 음악은 타카시와 아키코의 가짜 사랑과 소통의 부재를 드러낸다.

    또한, 영화에서는 노리오가 부르는 노래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노리오는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를 아키코에게 들려주고,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이 노래는 노리오가 아키코에게 진심으로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지만 아키코는 노리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타카시에게 전화를 한다. 이 노래는 노리오와 아키코의 감정의 불일치와 갈등을 보여준다.

     

     

     

    4. 영화 '사랑에 빠진 것처럼’의 감상평

    이 영화는 아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특징인 실황적이고 자연스러운 연기와 대사, 장면 전환 없이 긴 테이크로 촬영된 장면, 그리고 열린 결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욕망, 거짓과 진실, 고독과 친밀감 등의 대비되는 감정을 다루고 예술적인 비전과 인간적인 관찰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사랑에 빠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이해하거나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 영화는 이들의 갈등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대신 음악이나 그림, 전화 등의 상징적인 요소들을 통해 암시하고 있다. 영화는 결말을 향해 가면서 긴장감을 높여가지만, 마지막 장면은 갑자기 끊기면서 관객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면서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영화에는 다양한 의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각자의 해석에 따라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로 보고 나서는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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